NN
다리 사이로 거무죽죽한 것이 흐르는데. 아프더라. 바닥을 내려다봤는데, 네가 흐르고 있더라고. 아닌가. 아니. 너를 닮은 뭔가가 그렇게 흐르고 있더라고. 진흙더미가 꽁꽁 숨겨놓았던 진주를 나 혼자 알았다는 기쁨에 취해 절벽으로 가는 길인줄도 모르고 춤을 췄지 뭐니. 기적처럼 내게로 다가왔다가, 너를 닮은 것을 두고 사라졌더라. 마치 내게 손을 내미는 것 같아 기꺼워 냉큼 너를 잡아쥐었더니, 그것이 끝도 없는 추락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니. 아가. 언제부터였나. 네가 사랑스러워 등을 내주었더니 내 멱을 쥐고 칼날을 들이대는 꼴이 퍽 우습더구나. 그래. 괜찮았다. 우리가 지난날 했던 날은 진실로, 진실로 아름다웠으므로 나는 괜찮았다. ....나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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