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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자.

삼이사핥핥
2014. 5. 29. 16:02

아. 또 뭡니까? 나타나자마자 대뜸 투덜대는 것을 보며 중구는 비릿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고개를 까닥여 제 옆자리를 가리키자 자성은 멈칫하더니 고집스럽게도 굳이 맞은편에 앉는것이다.  네 형님 보살피기는 어때. 잘 되가나? 그런거 신경 쓸 사이는 아니지 않소, 중구 형? 거 새끼. 까칠하게 굴기는. 앉기는 또 왜 거길 앉아. 입에 문 담배를 손에 옮겨 들곤 까닥이자, 또 못마땅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선다. 옆으로 다가선 자성의 옷에 담배를 비벼끄자 그가 펄쩍 뛰며 옷을 터는것이 퍽 우스웠는지 중구는 그 답지 않은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아 거. 형님 이거 너무 장난이 심하지 않소! 새끼.. 야야. 그래. 하나 사줄게. 왜. 정청이가 사준거라 그래? ....왜 또 형님이 나와요. 넌 그새끼면 아주 껌뻑 죽잖아- 자성이 눈을 감고 한숨을 쉰다. 중구 형. 적당히 좀.. 그래. 알았어. 알았다니까. 꼬고 있던 한쪽 다리로 탁자를 밀어차내곤, 벗어. 아니면, 벗겨줘? 둘의 관계는 그닥 정상적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애초에 시작부터가 비틀어진 사이. 자성은 눈을 살짝 감았다 뜨며 버클에 손을 올렸다. 절걱,절걱, 푸는 손이 느리다. 그럼에도 중구는 꽤나 참을성 있게 그를 기다렸다.


버클이 풀리고 그는 바지마저도 내리지 않은채로 중구의 앞섶 앞에 천천히 꿇어앉았다. 꼰 다리를 푼 중구는 여전히 굳어있는 그의 표정을 보며 담배를 한번 깊게 빨아들이곤, 피식. 새어웃는다. 또 절걱,절걱, 버클을 푸는 소리가 느리다. 그것을 겨우 풀어냈을때 쯤엔 이미 중구의 그것은 기세가 등등하다. 뭘 망설여. 한 두번 해? 혀를 내민다. 핥아 올리고, 밑둥을 잡는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어 내려다보는 중구의 눈빛이 마치 비웃는것 같아 토기가 치밀지만 참는다. 밀어 넣는다. 흘러내린 바지가 있지만 브리프를 굳이 내리지 않는 것을 보며 중구는 속으로 혀를 찼다. '또 자존심 부리네.'


자성은 늘 그랬다. 때로는 본인이 찾아오기도, 중구의 부름에 찾아오기도 하지만 어느때고 본인이 먼저 나서 이렇다 할 유혹은 하지 않는다. 후를 대비한 준비도 하지 않는다.뒤 정도는 먼저 풀어도 괜찮을텐데. 한번 달뜬 분위기는 쉬이 식지 않는다. 이미 자성의 입에, 그의 뒤에 실컷 욕정을 풀고도 수그러들 생각을 하질 않는 것을 보고 자성은 기겁했다. 윽, 중구형... 이제 그만.. 왜? 오랜만이잖아. 정청이 그 놈이 요즘은 왜이리 오래 한국에 붙어있어? 어? 가죽은 이미 핏물이고 허연액이고 뒤범벅되어있고, 반듯하게 정갈되어있던 그의 머리나 옷은 다 풀어헤쳐져있었다. 중구가 사실 자성을 찾는데에는 이런 이유가 굉장히 컸다. 반듯한 사내의 흐트러짐. 혹은 다져지지 않은 길에 난 풀을 밟아 다지는 그런 희열이라던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쾌락에 젖어 계집마냥 신음을 뱉는 꼴을, 나만 볼 수 있다는 독점욕.


중구는 자성이 늘어질때까지 놓아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망할. 석동출 회장이나 이중구 이사나 이런 쓸데없는 기운은 넘쳐가지고!' 위에서 한참을 헉헉대던 중구가 갑작스레 호탕히 웃는다. 야. 자성아. 난 네가 정말 맘에 든다. 정청이가 아니고 날 형님으로 모셨으면 아주 이뻐라 했을거야. ..맘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시오. 이제 정말 그만하고 내려와요. 나 힘듭니다. 거 새끼. 울어제낄 땐 이쁜데 말이야. 너 와이프도 있다 하니까 내가 쪼가리도 안남겨주잖아. 얼마나 착하냐. 응? 물론, 자성은 헛소리라 치부했지만. 자성이 방을 나설때쯤엔 들어올때처럼 매우 깔끔한 모습이었다. 머리도 다시 정리하고, 중구의 장난질에 구멍나버린 양복은 따로 챙겨서. 자성은 중구에게 받은 옷을, 집에가면 당장 버려버려야 겠다고 생각하며 넥타이를 고쳐맸다.


방에는 그 흔적과, 담배를 문 중구와, 뿌연 연기. 그리고 틀어져 갈데 없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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